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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산림 르네상스의 시작, 목재는 생활 속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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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4-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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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산림 르네상스의 시작, 목재는 생활 속의 숲



대체로 나무는 환영받는다. 나무 그대로 자연에 존재했을 때 유익과 기쁨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태초부터 인류의 전체 역사를 함께하며 우리 일상의 도구를 만드는 주요한 소재로 쓰였기 때문이다. 따뜻한 질감이라고 느끼고, 아름답다고 생각되며, 인간친화적인 재료라고 느낀다.


그런데,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목재의 활용은 제법 우리 주변에서 멀어진 감이 있다. 나무는 보호의 대상이 되고, 일상의 목구들은 값싸고 취급하기 편리한 재료들로 대체되고, 오히려 우리는 그간의 목재로 사용하던 많은 것들을 다른 재료로 치환한 채 목재를 잊고 살아온 듯하기도 하다.

탄소배출의 심각성이 경각에 달한 요즈음, 우리가 나무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 보다 크다. 자라는 동안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어린나무를 많이 심는다. 나이가 들어서 탄소흡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나무는 인간의 필수적인 생활도구로 변신해 흡수된 탄소를 계속 저장하고 함께 살아간다. 다른 인위적인 재료들을 목재가 대신하면서 생산과정에서 뿜어내는 탄소량도 십분 줄일 수 있다. 생활 곳곳에서 사용하는 이러한 목재 제품을 만드느라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어린나무를 심는다.


이렇게 상상해보면 우리는 도시와 일상이라는 숲속에서 나무와 사는 모양이 된다. 크게는 우리가 사는 집과 건물이 콘크리트나 철골을 대신해서 나무로 지어질 수 있다고 꿈꾼다. 작게는 가구와 수저, 칫솔까지 가능한 한 목재로 치환해 도시 숲을 완성해내고 싶다.


이러한 공상이 가능할 수 있을까. 적게나마 그 답을 “산림 르네상스의 시작, 목재는 생활 속의 숲”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대한민국 목재산업 박람회'에서 볼 수 있었다.

목재로 만들 수 있는 가구, 생활용품, 공예품 등, 익숙하고 일상적인 목재 제품을 폭넓게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국가의 산림을 위해 어떠한 연구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산림과 임업 관계기관의 부스들도 흥미로웠다. 각 계에서 산림자원 창출과 임업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국가산업 차원에서의 산과 나무가 가진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중 필자에게 특별한 이슈는 이 탁월한 탄소 저장체인 목재를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가장 다량으로 쓸 수 있는 대상이 '목조건축'이며 이 ‘목조건축’의 실현 가능성을 금번 행사 전반에서 실감했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 전시 부스에서는 소형주택에서부터 중대형 건축에 이르기까지 국산목재를 이용해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부재와 제품을 전시하고 있었고, 발전하고 있는 목조 가공 기술과 구축 기술을 보여주는 부스가 많이 있었다.


특히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진행한 ‘생활 속의 숲, 목재이용, 도시목조화 포럼’은 도시 목조건축의 미래를 가늠하게 하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목조가 그간 한계를 가지고 있는 구조방식으로 인식되던 문제는 없지 않아 우리에게 제법 해결해야 할 숙제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에서 나무가 도시의 숲으로 재탄생되기 위해서 이러한 숙제들이 어떻게 극복되고 해결되어 나가고 있는지 보여준 시간이었다.


도시의 건축은 고층화되면서 고강도 재료를 요구하고 대피하기에 충분한 내화성능을 요구한다. 또한 대형화될수록 바람과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는 건축물에 어려움을 주기 때문에 설계와 시공에 각별한 기술이 요구된다. 실은 태생적으로 목재에게 이러한 도시건축의 요구사항들은 상당히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의 필수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목조건축을 위해 세계 각국의 연구와 노력은 상당하며, 대형 목조건축에 대한 건축기술의 발전과 실현은 거듭되고 있다.


목재의 강도를 증진시키며 대형사이즈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공학목재’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무가 신뢰성 높은 건축부재로 재탄생된다. 불이 났을 때 나무의 버티는 능력을 면밀히 연구해서 1~3시간의 대피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되고 있다. 바람과 지진에도 버틸 수 있는 목재의 접합부를 고안해내고, 큰 하중의 해결을 위해 콘크리트나 철골과 지혜롭게 공존하는 방법도 고민해 나간다.


포럼에서는 국내에서도 4층, 5층에 이어 7층에 이르는 공공목조건축 실증 사례가 건립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의 소개가 있었다. 목조건축이 가지고 있는 탄소배출 저감효과와 탄소저장 능력은 ‘전과정평가(LCA)’라는 평가도구를 통해 실증적으로 정량화 시도되고 있었으며, 이에 발맞춰 저탄소 경제효과를 예상하는 산업계에서는 ESG 경영효과와 맞물려 대도시 중심에 10층 이상의 상업용 목조 건축물을 건립하려는 계획을 탐색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외국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목재의 재료적 한계를 극복해나가며 도시에 10층 이상의 목조건축을 앞다투어 구축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포럼의 장소에는 33명의 소박한 조합원들이 130여세대의 목조 아파트 실현을 염원하고 있는 서울 어느 가로정비 지역의 조합장님도 계셨다. 목조건축의 구조기술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사람들이 목조건축에 거는 기대는 생각보다 뜨겁고 보폭은 빠르다고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목조건축의 재료, 설계, 시공기술은 신속히 발전해 나갈 것이다. 사회가 목재에 대한 가치를 재인식하고 재료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마음으로 노력할 때 지혜롭게 이 기후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지리라 생각한다.


때맞춰 최근 이루어진 개막식의 ‘탄소중립을 위한 목조건축화 선언식’이 인상적이다. 우리에게 생활속 도시의 숲은 얼마나 가까이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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